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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시실리 2km (時失里 2km, To Catch A Virgin Ghost) /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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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실리 2km (時失里 2km, To Catch A Virgin Ghost) / 2004

 

◈ 감독: 신정원

◈ 출연: 임창정, 권오중, 임은경, 변희봉, 박명신, 우현, 안내상, 김윤석, 이상훈, 박혁권, 김유희, 최원형, 주효만, 주진모, 정은숙, 정소연, 김병서, 나해령, 김상식, 신이, 최원석

◈ 국내 개봉일: 2004. 08. 13

◈ 포털 평점: 네이버 8.10, 다음 8.1

 


 

가자. 어딜? 좋~은~데~

나도 좋은데 많이 알아, 네가 따라와

 

 

 

난 사람 눈이 더 무섭던데

무섭지, 사람…

 

 


영화 소개

영화의 친구 양이를 감금하고 조직의 수백억 대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난 석태가 산길을 운전 중에 도로에 괴물체를 피하려다 추락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큰 사고에도 크게 다치지 않은 석태는 시실리 마을 이정표를 발견하여 그곳에서 도움을 요청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반갑게 환영해주고 석태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에서 신세를 지게 된다. 석태는 주민들의 장난으로 화장실에서 넘어지며 기절을 한다. 주민들은 기절한 석태를 두고 이상할 정도로 태연한 모습인 걸 보면 평범한 사람들은 아닌 듯하다.

한 편 양이는 조직원들이 직접 집으로 찾아와 감금된 샌드백 속에서 구해지고 조직의 보스 반도에게서 3일 내로 다이아몬드를 찾아오라 통보를 받는다. 이에 양이는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석태가 시실리에 위치한 것을 알고 시실리로 향한다. 그곳에서 석태를 수소문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미 벽 속에 묻어버린 석태를 본 적 없다며 시침을 떼고, 석태가 분명 이 마을에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양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을 협박하기 시작한다.

 

 

 

# 음악이 흐르던 한 컷

비중이 너무 없다 싶었던 권오중의 신 내린 연기가 등장한다. 정말 신 내렸다. 정말 이런 분장까지 하고 열연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퇴마를 위해 변 노인이 카세트로 불경을 트는데 광적인 연출과 함께 너무 잘 어우러졌다.

 

 

 

영화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리뷰

임창정이라는 배우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헷갈리기 시작한다. 한 배역 안에서 엄청 멋지다가 구질구질하고 또 악랄하며 귀엽기까지 하다. 보통 이런 류의 캐릭터를 생활형캐릭터로 많이들 부르는데 그 단어로는 정의하기가 뭔가 아쉽다. 이번에 시실리 2km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건데 임창정은 가스라이팅형 배우인 것 같다. 임창정 배역의 캐릭터가 작품 안에서 보인 언행을 팩트로만 보면 그냥 악인인데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판단력을 잃게 만든다. 단순히 감독과 각본의 영향만은 아닌 것 같고, 임창정식 연기 스타일이 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심리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모양새에다 그걸 또 기가 막히게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작품 안에서 새로운 배우를 만나서 넋을 놓고 본 게 많지 않은데 영화 비트 전에도 단역과 조연으로 활동을 했지만 비트에서 환규를 연기한 임창정의 양아치 연기는 정말 놀라웠다. 이후 갓 오브 양아치인 류승범 배우가 2000년에 형 류승환 감독 손에 이끌려 영화계에 등장하였고, 2009년에 양아치를 넘어 악마 그 자체가 된 양익준 감독이 계보를 이었다. 임창정은 이후로도 깡패, 양아치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는데 점점 갈수록 악인임에도 내면이 많이 드러나는 캐릭터로 가스라이팅형 배우의 완전체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니 그가 연기하는 악역은 불편하지가 않다. 어떨 때는 친근하기도 하다.

시실리 2km는 권오중, 임창정 배우에게 맞춤옷처럼 딱 맞아서 보는 내내 신나고 유쾌했다. 이 작품은 코믹 장르의 장인 윤제균 감독 밑에서 색즉시공과 낭만자객의 영상을 담당했던 故 신정원 감독 데뷔작으로 약 2백만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뒤 꾸준히 컬트한 코믹 영화를 발표하다가 작년 이 맘 즈음에 패혈증으로 돌아가셨다.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즐기는 감독분들도 당연히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이렇게 장르를 고집하며 역량을 쌓아가시는 디렉터 분들은 오래오래 건강히 사시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내셨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추천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시절 TTL 소녀가 귀신 송이 역으로 눈 뒤집고 나오는데 정말 왜 이러는 건지 궁금증 때문이라도 한 번은 꼭 봐야 한다. T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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