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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파이란 (Failan) /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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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Failan) / 2001

 

◈ 감독: 송해성

◈ 출연: 최민식, 장백지, 손병호, 공형진, 김지영, 김영, 민경진, 장유상, 지대한, 손병희, 성준용, 김해곤, 김경애, 김광식, 김민희, 장윤우, 정종현, 차성훈

◈ 국내 개봉일: 2001. 04. 28

◈ 포털 평점: 네이버 9.1, 다음 9.1


 

“나는 죽습니다. 너무나 잠시였지만 강재 씨의 친절, 고맙습니다.”

 

 

잊어버리지 않도록 보고 있는 사이에 강재 씨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됐습니다.

혼자라는 게 너무도 힘들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영화 소개

주인공 강재는 조직의 두목 용식과 어린 시절 같이 건달 생활을 시작했지만 남을 짓밟는 것도, 빼앗는 것도 정 때문에 잘 수행하지 못한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오랜 조직 생활을 했음에도 조직 내에서 쉬운 일처리도 하나 못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럼에도 건달이라는 자존심은 있어 욱하는 상황에서는 정말 가차 없는 모습을 보면 삼류 건달이 분명하다.

후배들과 싸움을 벌인 강재를 혼낸 용식은 자신이 영역인 나이트에서 강재를 위로하려 술자리를 갖다가 경쟁 조직의 조직원들이 나이트에서 노는 것을 보고 흥분을 참지 못해 싸움을 벌이다 급기야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에서 용식은 강재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죄를 뒤집어써줄 것을 부탁하고, 망설이던 강재는 술에 취해 결심을 하고 용식에게 결심을 전한다. 다음 날 아침 강재의 집에 경찰이 찾아오고, 결국 올 것이 왔다고 마음먹은 그에게 경찰은 자신의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한다. 그의 아내는 중국에서 건너온 불법 체류자로, 서류로만 위장 결혼을 해준 파이란(강백란)이라는 처녀였다. 장례 절차를 치르기 위해 파이란이 살았던 곳으로 떠난 강재는 그녀의 삶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점점 연민에 빠지게 된다.

 

 

# 음악이 흐르던 한 컷

 

강재가 파이란의 두 번째 편지를 읽는 장면. 강재의 꾹꾹 눌러 둔 안타까움과 연민이 이곳부터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듯하다. 될 대로 되라며 놓아버린 삶을 다시 돌리기 위해 마음먹은 지점이기도 할 것 같다. OST는 이재진 음악감독이 맡았는데 박하사탕에 이어 이번 작품에도 참여한다. 이후 매년 한 편 이상의 영화음악을 작업할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 장면에서 흐르는 곡은 마지막 편지로 현을 따라 감정이 움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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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리뷰

개봉 전 영화 포스터를 보고 최민식이 장백지 감금하는 영화려나~?’했던 게 기억난다. 선이 굵은 이미지의 최민식 배우가 어떤 멜로를 보여줄까 했는데 역시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배 한 척 살 돈 마련해서 돌아오겠다 큰소리치며 상경한 사내는 청춘을 바쳐 몸 담은 조직에서도 소외되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막장 인생이나 다름없는 강재에게 서류상 아내였던 파이란의 편지와 삶의 흔적들을 돌아보며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자신을 마음속 깊이 사랑해주는 사람이 파이란뿐이었다는 것과 그녀의 죽음을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의 강재의 심경 변화가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본다.

장백지의 부친은 삼합회의 간부로, 이 영화를 강원도에서 촬영했는데 너무 추워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장백지도 열악한 촬영 현장에 불만이 쌓여 아빠에게 전화해서 수시로 울고불고했다고 하는데, 최민식 배우도 장백지로 인해 혹시 나쁜 일이 생길까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장백지는 이 영화 개봉 당시만 해도 청순가련 이미지를 잘 유지했는데 결혼 후 터진 스캔들과 인성 논란으로 점점 이미지가 추락하다 작품 활동이 뜸해진다.

막장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속 캐릭터의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해 종종 등장하는 선정적인 연출들은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 때가 많은데 연출도 연기도 과하지 않고 불안하고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한 남성의 모습에서 최민식이라는 사람이 연기를 얼마나 잘하는 배우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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