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 천하의 시작 (英雄) / 2003
◈ 감독: 장예모
◈ 출연: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견자단, 장쯔이, 진도명, 유중원
◈ 국내 개봉일: 2003. 01. 24
◈ 포털 평점: 네이버 8.40, 다음 7.6
오늘 제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죽겠지요
그에게 뭐라 했어?
두 자를 썼을 뿐이야
뭐라고 썼는데?
천하
영화 소개
2000년 전 춘추 전국 시대. 중국은 7개의 국가로 나뉘어 있었고, 수년간 패권을 다투어 백성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천하 통일에 가장 무자비하게 나선 진의 왕은 다른 여섯 나라의 공통의 적이었다. 중국사에는 왕을 노리는 암살자의 이야기가 많은데 이 또한 그중 한 이야기이다. 진의 왕 영정은 그를 노렸던 세명의 자객에게 목숨을 잃을 위기를 겪었다. 그 자객들은 은모 장천, 파검, 비설로 자신을 호위하던 병사가 3천이나 있었음에도 그들의 무예에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암살시도는 실패로 끝났으나 언제 다시 자신을 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자신의 1,000보 안에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1,000보 밖은 여전히 자신을 호위하는 병사들로 궁을 가득 채웠다. 그런 그에게 한 지방의 무명이라는 장수가 자신을 노리던 자객들을 처치했다며 그들의 무기를 왕에게 바친다. 왕은 그를 궁으로 불러 큰 상을 내리며 그들을 어떻게 처단했는지 묻기 시작한다. 무명은 은모 장천에 이어 서로 연인이었던 파검, 비설을 공략했던 방법을 왕에게 고하며 영화 영웅의 본 막이 열린다.
# 음악이 흐르던 한 컷
많은 장면들이 있지만 여윽시 무협영화답게 가장 화려한 액션신에 눈이 쏠린다. 우리 작은 형과 이연걸의 심내전(心內戰)은 영화 초반부에 이목을 확 끄는데 무술 잘하는 배우들을 참 잘 찍었다. 이 장면에서 늙은 악사와 금(琴)이라는 중국의 대표적인 현악기가 등장하는데 이 장면에서 흐르는 곡은 In The Chess Court로 연주가 너무 액션과 잘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영화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리뷰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 아름다운 동양풍 영상과 너무도 획기적인 와이어 액션으로 세계적 흥행을 거둔 주윤발 주연의 ‘와호장룡’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뭐 하나 빠지지 않는 명작이었으나 나는 와호장룡보다 ‘영웅’이 너무 충격이었다. 지금이야 수십 번 봐서 이야기 흐름에 따라 영화의 색감이 언제 어떤 의미로 변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처음 영화관에서는 꼭 귀신 본 것처럼 영상 속에 홀려 있다가 무명과 진시황이 내린 영화의 스토리적 결론에 납득했다.
영화관을 찾은 이유는 당연히 장예모 감독과 국내에서도 유명 배우진이었지만, 영화의 끝에서 진시황을 연기한 진도명 배우에게 홀랑 빠져버렸다. 참 평범하게 연기를 하는 것 같은데 흡입력 있다. 특히 이연걸과의 촛불을 사이에 두고 연기한 모든 장면이 좋았다. 일부에서는 영화 속 진시황의 논리로 인해 중국 체제 선전 영화라는 평을 하기도 하지만 역사적 사실과 이념 대립 문제는 접어두고, 진시황이 그렇게 빠르고 잔혹하게 나머지 6국을 통일하려는 이유는 시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나라의 왕으로서 더 많은 백성을 살리고자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망해버렸지만…)
와호장룡도 그랬지만 이 영화가 정말 대단한 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중국사 또는 중국 무협의 허구와 과장을 ‘제대로’ 보여준다. 마치 감독이 관객에게 “무협이 장난 같냐?”고 묻는 듯 너무 멋지게 연출한다. 그리고 그러한 연출이 무명의 무용담에서 사용된 것은 스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말을 할 순 없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리뷰를 읽었음에도 영화가 땡기지 않는다면 배우들 연기 본다는 생각으로 한번 시청하길 추천한다. 이연걸 젊은 시절 액션은 정말 어마무시하고, 화양연화의 장만옥, 양조위 커플에 정우성이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 주세요’라고 할 정도로 매력 넘치는 장쯔이, 그리고 우리 작은형인 자단이형 나온다. 그러니 꼭 한번 보시라.
꼭 우리 작은형 나왔다고 우기는 건 아니고, 해외 영화임에도 국내에서 첫 개봉 이후 시간이 흐르며 세 번의 재개봉을 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던 영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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