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과 열정 사이(冷静と情熱のあいだ) / 2003
◈ 감독: 나카에 이사무
◈ 출연: 다케노우치 유타카, 진혜림, 유스케 산타마리아, 시노하라 요코, 시이나 킷페이, 왕민덕, 발레리아 카발리, 마츠무라 타츠오, 오오와다 신야, 히로타 레오나, 시오미 산세이, 안자이 하지메, 가타세 나나, 실비아 페레리, 로베르토, 브루네티, 루치아노 페데리코, 로라 모레티
◈ 국내 개봉일: 2003. 10. 10
◈ 포털 평점: 네이버 8.92, 다음 7.8
나는 과거를 되살리는 게 아니라
미래를 기대하는 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야 해
아오이, 네 고독한 눈동자 속에서 다시 한번 날 찾을 수 있다면
그때 나는 너를…
쥰세이, 그거 알아? 이 얘기
피렌체의 두오모는 연인들을 위한 성지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장소지
언젠가 함께 올라가 줄래?
영화 소개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고미술품 공방에서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아가타 쥰세이는 공방을 운영하는 조반나 선생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받는 제자이다. 조반나는 그에게 치골리의 유화 작품 복원을 맡기었다. 현재 여자 친구가 있음에도 오래전 연인이었던 아오이의 소식을 듣고 그녀를 만나려 밀라노로 떠난다. 그러나 아오이게도 현재 연인이 있었고, 들뜬 마음으로 달려간 쥰세이와는 달리 아오이는 냉담하였다. 쥰세이가 밀라노에 다녀온 사이에 복원 중이던 치골리의 작품이 찢어진 채로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오히려 범인으로 의심받아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되지만 알리바이가 입증되어 그는 풀려나고 조반나는 이 사건으로 인해 당분간 공방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여 준세이는 고향 일본으로 돌아가는데 그곳에서 아오이와 헤어지기 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일들의 전말을 하나 둘 알게 된다. 그러나 이미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린 것을 안 쥰세이는 아오이에게 행복을 비는 마지막 편지를 보내고 단념하는데, 이후 조반나 선생의 자살 소식을 듣고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조문을 마치고 얼마 뒤 운명의 이끌림과 같이 아오이와 사랑했던 시절 나눈 약속의 장소 피렌체 두오모 성당으로 향한다.
# 음악이 흐르던 한 컷
영화 개봉 후 이 장면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아시아인 방문객이 상당히 늘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예쁘게 연출되었다. 이 장면 전에 쥰세이가 두오모 성당 옥탑을 서성이는 신이 있는데 영화의 메인 테마 ‘The Whole Nine Yards’의 클래식 기타 버전이 흐른다. 너무나도 유명해진 곡이라 들으면 단번에 “아~ 이 곡!” 하고 반응할 것이다.
영화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리뷰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같이 번갈아가며 쓴 기획 연재소설을 원작으로 영화화되었다. 그때 나는 감수성 풍만한 시기였기에 국내에서도 난리가 난 이 소설을 Rosso와 Blu 모두 사서 읽었다. 대략 어떤 설정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하자면 작곡가이자 가수인 윤종신이 발표한 ‘좋니’라는 곡과 세트인 ‘좋아’라는 곡과 유사하게 연인의 어떤 시간들이 남성의 심정과 여성의 심정으로 나뉘어 그려진 작품이다. 연재물이 묶인 책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영화 개봉 소식이 들려왔는데 대부분의 소설 원작 영화 작품들이 그러하듯, 소설을 보며 개인적으로 상상한 작품의 장면이나 캐릭터들과는 다소 이질감이 들었지만 뭐랄까… 스토리는 원작이 워낙 탄탄했으므로 이 영화는 OST가 다 해줬다는 느낌이 강하다. ‘엔야’와 료시타마 료’ 조합이라 별로일 수가 없을 OST들이 어느 정도로 대단했는가 하면 국내의 방송, 광고, 행사, 결혼식, 인터넷까지 약간의 과장을 보태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것도 영화가 개봉한 지 수년이 지나도록)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의 소설, 드라마, 영화가 국내 시장에 엄청 밀려들어왔는데 일본 특유의 문학적 감성에 빠진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나 또한 그랬다. 그리고 당시 그러한 감성이 미니홈피, 블로그 감수성과 엄청난 앙상블을 일으키며 마치 유행처럼 번져서 체감상 국내에 일본 영화가 가장 많이 수입되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수요는 아니었던 게 실제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국가에서도 흥행한 수작들이 많았다. 그만큼 일본에 훌륭한 창작자들이 많았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영화계에서는 로맨스 장르로 국한해 러브레터를 시작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태양의 노래 등의 작품들이 일본 로맨스의 계보처럼 써내려 졌고, 특정 마니아층 보던 일본 애니메이션도 지브리의 작품들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또한 함께 커졌다.
너무 영화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로 빠졌는데, 아무튼 그래서 냉정과 열정 사이가 어떤 작품이냐 하면 “싸이월드 감성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질 때 찾아보면 좋을 영화”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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