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위 댄스 (Shall We Dance?) / 2000
쉘 위 댄스 (Shall We Dance?) / 2000
◈ 감독: 수오 마사유키
◈ 출연: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타케나카 나오토, 와타나베 에리, 에모토 아키라, 도쿠이 유, 타구치 히로마사, 쿠사무라 레이코, 하라 히데코, 나카무라 아야노, 마츠자카 타카코, 하라 에미코, 니시노 마리, 미야사카 히로시, 카와치 유리, 이다 쿠니히코, 토죠 아미에, 이시이 토미코, 카와무라 마키, 모리야마 슈이치로, 카가와 쿄코, 우에다 코이치, 타나카 히데카즈, 카타오카 고로, 이시야마 유다이, 오오스기 렌, 모토키 마사히로, 사미즈 미사, 혼다 히로타로, 로버트 호프먼
◈ 국내 개봉일: 2000. 05. 13
◈ 포털 평점: 네이버 9.14, 다음 8.8
우리 춤출까요, 스기야마 씨?
매일 바라만 보다가
당신과 한 번이라도 좋으니
춤을 춰 보고 싶었어요
영화 소개
주인공 스기야마는 항상 같은 시간에 전철을 타고 귀가하는 가정과 직장에 충실한 40대 가장이다. 매일 같은 시간 전철로 출퇴근은 하는 그는 무심코 퇴근길 전철역에서 보이는 댄스교습소를 보다가 창가에서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한 여성을 목격한다. 그 뒤로도 매일 시선은 그 여성이 서 있는 창가로 향한다. 어느 날 무엇인가에 홀린 듯 지하철에서 내려 댄스교습소가 있는 건물의 계단에 올라 문 밖에서 교습소 안을 훔쳐보다가 교습소의 회원인 타카하시에게 밀려 교습소에 들어가게 되고, 얼떨결에 교습소에 그룹레슨 회원등록까지 한다. 스기야마가 바라보던 여성은 댄스교습소에서 개인 레슨 강사인 키시가와로 스기야마는 레슨시간 중에도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며 점점 그녀를 향한 마음이 커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룹레슨 담당인 타무라 강사가 사정이 있어 교습소에 나오지 못하는 날 키시가와가 스기야마의 그룹을 지도하게 되는데, 스기야마는 레슨이 끝나고 1층에서 키시가와를 기다렸다가 감사의 의미로 함께 식사를 할 것을 제안하지만 키시가와는 댄스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며 불순한 마음으로 이 교습소를 왔다면 그만두라고 충고한다. 다음 날 낙담한 스기야마는 교습소를 이제 가지 않으려 했다가 댄스를 열심히 배우겠다 마음먹고 다시 교습소로 향한다.
# 음악이 흐르던 한 컷
춤을 청하는 키시가와의 대사로 시작되는 이 장면은 너무 아름다운 노래와 춤으로 연출된다. 영화를 본 모두가 이 장면이 최고의 장면인 것에 부정을 하지 못할 것이다. ‘Shall We Dance’라는 곡이 흐르는데 뮤지컬 ‘왕과 나’의 메인 테마곡으로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노래라 생각한다.
영화와는 상관없을지도 모르는 영화 리뷰
쉘 위 댄스는 일본에서 개봉하고 약 5년 뒤 국내에서 개봉했다. 1990년대 초중반까지는 정서상의 문제인지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지 않아서 국내 개봉관에서 일본 영화를 접하기 어려웠다. 그러다가 개방 이후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가 엄청난 이슈가 되며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 영화들이 국내에 수입되기 시작했는데 쉘 위 댄스도 그 흐름에 편승해서 국내에 뒤늦게 개봉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그림은 너무 예쁘긴 하지만 스기야마가 키시가와에게 반해 댄스를 시작한 사실은 극 중 키시가와의 말처럼 ‘불순한 의도’가 틀림없다. 너무도 성실히 가정을 일구고 키워온 가장이지만 아내가 있음에도 다른 여성에게 흔들린 것은 사실 용인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 순수하게 댄스에 빠지게 되는 스기야마지만 죄책감이나 갈등도 없이 흘러버린 게 ‘스기야마의 상황이라면 흔들릴 수도 있었겠지’라고 말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 딱 이 한 가지 개인적인 불편함만 빼면 참 낭만 있는 영화다. 어린 시절 춤바람 나서 가정도 내팽개친 캐릭터들을 드라마나 영화에 자주 등장시키면서 사교댄스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는데, 인생 중반 불혹에서 새로운 취미를 찾고 삶의 에너지를 얻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낭만 있어 보였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리메이크가 되었는데 주연에 무려 리차드 기어와 제니퍼 로페즈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원작 감독인 수오 마사유키가 각본으로 참여했지만 원작만큼 영화가 재미있진 않았는데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오키 역의 타케나카 나오토를 대체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일본의 대배우로 인정받고 지금은 감독으로도 활동하는 그의 연기는 영화 속에서 중요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줬고, 그로 인해 영화가 더 빛났다.